예전에 저장 했던 글인데 올려봐요 ^ ^
이번 앨범 쟈켓에 대해서도 이런 해석 함 보고프네요 ㅎㅎㅎ
이건 또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
Take앨범에 가사 없는 건 신생팬들도 아는 사실.
그러나 사실이다.
모두들 take앨범을 꺼내주기 바란다.
자켓을 본다.
어둠 침침한 보라색 케이스 밑에서 절규 하고 있는 날개 돋친 사람의 모습이
툭 튀어나올때의 놀라움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이 사람은 서태지 자신이다. (『 』안의 글은 가사. )
첫째 장.
날개를 준비할 것. 제일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리오.
흑백이 대비되는 첫째 장에는 두개의 색으로 나눠진 심장과 심하다 싶을
정도로 크기가 다른 날개가 그려져 있다.
이것중 하나는 정현철의 날개요, 다른 하나는 서태지의 날개다.
어떤 것이라고 꼭 집어 말할 수는 없겠지만,
두 날개중 하나의 날개가 2배 정도 큰 걸로 보아서 부담감이 그만큼 컸다,
라고 이야기 할 수 있겠다.
『 난 세상의 무개를 주장했다. 나의 어깨를 짓누르는 불행. 』 T3.
양쪽 어깨에 놓인 날개의 차이가 너무 컸다.
태지의 어깨를 짓누르는 불행은 그만큼 커졌다.
둘째 장.
제이의 아해도 무섭다고 그리오. 제삼의 아해도 무섭다고 그리오.
제사의 아해도 무섭다고 그리오.
제오의 아해도 무섭다고 그리오. 제칠의 야해도 무섭다고 그리오.
제구의 아해도 무섭다고 그리오.
제십일의 아해도 무섭다고 그리오. 제십이의 아해도 무섭다고 그리오.
제십의 아해도 무섭다고 그리오.
그리고 전자 기판에 꽂힌 태아와 태아의 미이라 사진이 있다.
일단 이 장에 있는 이상의 오감도 시 제1호의 인용 부분은,
이상의 소름 끼치는 중의적 표현을 마음껏 느낄수 있는 부분이다.
‘제이의 아해도 무섭다고 그리오’라는 문장은 두가지로 해석된다.
제이의 아이가 다른 아이에게 무섭게 구는 아이인지,
아니면 제이의 아이가 다른 아이를 무섭게 생각하는 아이인지 알수 없게 된다.
이상의 오감도 시 제 1호 원문에서 저 부분을 따 오자면,
제일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이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삼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사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오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육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칠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팔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구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십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십일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십이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십삼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이것은 13명의 아이들이 서로 누가 적인지 모른체로 막다른 골목길을
뛰어가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상황은 급박하고 치열하다.
예부터 13은 불길한 숫자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태지는 이런 급박한 상황을 빌렸던 것 같다.
두명의 태아는 이제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다 마친 상태이다.
그러나 하나의 태아는 컴퓨터속의 만들어진 존재이고
하나의 태아는 이미 수천년전, 혹은 그 이전에 죽어버린 미이라이다.
그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태어나기 전의 긴장감과 스트레스,
그리고 태어난 후에 알아가게될 고통과 고난을 알고 있을 것이다.
『 난 죽었지만 고통은 살아있다. 』T3.
셋째 장
인체 해부도가 그려져 있다.
여자 남자 아이. 이렇게 세 부류의 인간도 있다.
모든것을 까발리는 일. 비밀을 밝히는 일.
어른이 되는 것은 남들이 자신의 속을 알수 없도록 하나씩 하나씩 갑옷을
입어가는 것이라고 누가 말했던가.
태지는 그것을 알고 있었단 말인가?
『 나약했던 나의 마음속에는 악마의 생각이 지배하기 시작했다.
나에겐 흥분만이 가득했다. 』T3.
악마의 생각은 사회에서 받아들여 주지 않는 것을 뜻한다.
그렇다면, 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어른들이 하고 싶지 않은 짓을 태지는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악마의 생각은 이 그림을 통해 해석해 볼수 있지 않을까?
온갖 모순, 내가 다 까발려 줄게.
넷째 장.
십삼인의 아해는 무서운 아해와 무서워하는 아해와 그렇게 뿐이 모였오.
(다른 사정은 없는 것이 차라리 나았오.)
이것 역시 둘째 장의 긴박한 13인의 아해들의 상황을 한문장에 일축시켜
놓은 것에 불과하다. 오감도 시 제1호 원문은 저 띄어쓰기를 다 없애 놓으면 된다.
해골 사이에 눈이 나와 있다. 죽음 속에 눈을 뜨고 있다는 말이다.
『 영원히 잠드는게 아니다. 영원히 어둠속에 깨어있다.
난 어둠속에 깨어있어........난 죽었지만 고통은 살아있다. 』T3.
그중의 일인의 아해가 무서은 아해라도 좋소.
이상은 오감도 시제 1호에서 바로 이 부분부터
이제까지의 오감도 시 제 1호를 부정해 버린다.
13인의 아해가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를 모른채 막다른 골목을 뛰어
다니는 긴급한 상황의 정리는 안중에도 없었다는 듯,
열셋중 누가 적이어도 상관이 없고, 급기야는 골목이 막다른 골목이
아니어도 좋다고 말하며 시를 끝내버린다.
무책임한 결론이지만, 그것이 최상인듯 하다.
생각을 달리하면 하나의 길이 보인다.
새가 죽어있고 해골이 있고, 그 검은 배경에 그어진 복잡한 실선을 잘
살펴보면 자유의 여신상이 보인다.
죽음의 끝은 자유와 맞닿아 있다는 것일까?
꼭 모두에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유의 여신상을 발견하지 못한체 넷째 장을 지나가듯이.
『 네가 계속 나약해질수록.. 기억해라 불행은 너를 사랑한다. 』T3.
다섯째 장.
날개를 접어 보낸다.
우리가 다시 날수 있도록...
그중에 이인의 아해가 무서운 아해라도 좋소
태지 역시 생각을 바꿨던 것 같다. 이상이 독자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상황에 대해 무책임한 말들을 늘어놓기 시작 할 때, 태지는 자신에게
소중했던 날개를 접어 보낸다고 역설적인 표현을 쓰고 있다.
다시 날수 있도록 날개를 접어 보낸다-.
이것은 자신에게 맞지 않는 날개를 접어 보내는 것일수도 있다.
첫장에서 보았듯, 태지는 서태지와 정현철, 그 둘의 날개 비중을 맞춰야만
했다.
결국 그가 날려 보낸 날개는, 작은 날개를 날려 보냈다.
그것이 서태지일까, 졍현철일까.
그중에 이인의 아해가 무서워하는 아해라도 좋소
태지는 자신을 옭아맨 모든 것을 벗어낸다.
그의 겨드랑이에 날개가 돋기 시작한다.
결국 그는 비례가 맞는 온전한 날개를 가지고,
한마리의 새가 되어, 날아가고 있다.
『 잊어버려 사실을 다시 소리지를 일이 있길 바라게.......
너의 맘대로 살아가도 돼 상관없어 그대로 썩어가도. 』T2.
여섯째 장.
그중에 일인의 아해가 무서워하는 아해라도 좋소
헤어짐과 만남
절망과 희망
끝과 시작
결코 둘이 아닌 하나의 다른 이름들.
‘너’와 ‘나’,
‘우리’가 모두 하나이듯이.....
(길은 린 골목이라도 점당하오.)
십삼인의 아해가 도로로 질주하지 아니하여도 좋소.
태지는 여기서 한가지를 빠뜨렸다.
서태지와 정현철, 이라는 구절. 두 사람이 아닌 한사람 이라는 것.
그림을 살펴보자. 일단 배경은 사막인듯 하다.
사막 한가운데에 시계가 있다.
언뜻 보기에 시계는 정각 12시를 가르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숫자를 잘 읽어보길 바란다.
몇시 몇분인지 알아차리기에 꽤 많은 시간이 걸릴것이다.
시계는 뒤집혀 있다.
11이 있어야 할 부분에 1이 있고 10이 있어야 할 부분에 2가 있다.
바늘은 두 손을 다소곳이 모은 체로 시계가 똑바로 붙어 있다면 12시,
시작에 있어야 할 위치에 꼿꼿이 고정되어 있다.
시계 바늘은 태지다.
그러나 세상은, 시계판은 마구마구 돌아가고 마음대로 회전하고 있었다.
태지는 변함 없이 자신의 처음, 긍지, 꿈을 가르치고 있지만,
시계판을 제 멋대로 돌아가며 태지를 왜곡 시켰다.
처음 이 시계를 언뜻 보고 모두가 정각 12시겠다, 라고 생각했던 것처럼,
태지는 모두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길 바랬을 것이다. 자신이 있는 위치가
결코 틀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길 바랬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언뜻 보고 태지를 괜찮게 느꼈다가도, 태지가 12시를 가르치지 않고 10시
54분을, 그것도 뒤집혀진 10시 54분을 가르치고 있다는 사실에 적잖이 실망
하고 그를 떠나간다. 끝까지 애정을 갖고 태지가 왜곡되었다는 사실을 알아
주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처음엔 태지 자신도 자기가 왜곡 되고 있는지를 몰랐을 것이다.
그랬을 것이다.
10시 54분.
그것은 1시간 6분이 모자라는 12시이다.
1년 6개월. 1년 동안 마음을 정리할 여행을 다닌 시간을 제외 한다면,
태지가 미국으로 떠난 후 이 take앨범을 내기까지 걸리 시간과 일치한다.
시계 옆에는 다 사라져 가는 투명한 사람 하나가 허공에 떠 있다.
앉은 자세로. 그것은 팬의 모습 이리라.
이제는 기억 저편에서 만져질 듯 만져질 듯,
하지만 어렴풋이 멀게만 느껴지는, 보고싶은 존재.
조금 힘들겠지만, 자세히 살펴 본다면 그 허공에 떠있는 사람은 밝게 웃고 있다.
『 밤마다 하늘을 봐 니 소식을 전해 들어. 아쉬운 가슴에만 묻어 두었던,
사랑해 왔던....... 파란 하늘속에는 네가 살아 숨쉬고 있어. 날 보는 것
같아. 정말 그런 것 같아. 밤마다 반짝이는 저 별들을 보고 있으면 너의
눈이 생각나. 반짝이던 네 눈빛이. 』T6.
일곱째 장.
십삼인의 아해가 도로로 질주하오.
(길은 막다른 골목이 적당하오.)
Special Thanks To 나의 영원한 친구들....
마지막 장에 태지는 오감도 시제1호의 첫번째 연을 써 놓았다.
이렇게 되면 이 앨범 자켓은 평생토록 빙빙 돌게 된다. 뫼비우스의 띠 처럼.
태지는 이렇게 꼬리의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일상을 꿰뚫게 된것일까?
나로서는 알수 없다.
어둠이 자욱히 깔리 도시의 푸른 하늘 위로 비누 방울이 날아가고 있다.
깨끗하고 씻어 내려가는 듯한 느낌이 드는 비누방울 속에는 태지의 심장이
있다. 균열을 일으켜 양쪽이 다른 모습이 아닌, 온전한 색을 찾은 모습이다.
그것은 한쪽 구석에 써있는 모든 작업을 태지가 했다는 글귀 만큼이나 즐겁게
만든다.
하나 덧붙인다.
RADIO라는 연주곡을 나는 꽤나 좋아하는 편인데, 이 곡에는 공교롭게도 6집
탱크의 끝 마무리 부분이 섞여 있다. 여기저기 주파수를 돌리다가 결국 태지가 찾은
최상의 주파수는 바로 탱크였다.
탱크 노랫말을 상기시켜 보자. 태지는 이때부터 우리나라에 던져줄 새로운
충격, 그 균열을 생각해 두었다는 말이 된다. 혹자는 이것을 철저한 상업성
이라고 비난한다. 그러나 천재 시인 이상이 그랬듯, 그는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인정받을수 없는 시대에 태어난 잘못 뿐이다. 그랬기에 희대의 천재
들은 후대 사람들에게 있어서 표현못할 아쉬움과 안타까움일런지도 모른다.
그는 지금, 얼마나 더 앞선 음악을 생각해 내고 있을 것인가.
이 모든 것이 그에게 부담이 되지 않기만을 간곡히 바란다.
발랄과즙.Y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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